제4장 해를 입은 여자와 만국을 다스릴 남자아이
창세기 2장에 나오는 여자와 에베소서 5장에 나오는 여자에 이어 이제 우리는 계시록 12장에 나오는 환상 중의 한 여자를 보도록 하자. 계시록의 여자를 말하기 전에 계시록이 어떤 형식으로 전개되고 있는지 간단한 알아보도록 하자. 계시록은 다음과 같은 일곱 부분으로 나누어질 수 있다.
① 일곱 금 촛대 사이로 다니시는 그리스도 {1:1-3:22}
② 하늘 나라의 환상과 일곱 인으로 봉한 책 {4:1-7:17}
③ 심판의 일곱 나팔 {8:1-11:19}
④ 해를 입은 여자와 남자아이가 용과 그의 추종자들로부터 핍박받음 {12:1-14:20}
⑤ 진노의 일곱 대접 {15:1-16:21}
⑥ 큰 음녀 바벨론의 멸망과 짐승과 거짓 선지자의 징벌 {18:1-19:21}
⑦ 대 종말 : 용에 대한 심판과 새 하늘, 새 땅, 새 예루살렘의 출현 {20:1-22:21}
계시록은 이와 같은 일곱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일곱 단원은 모두 같은 목적을 가지고 병행 관계를 유지하면서 기록되어 있다. 각각의 단원은 다 그리스도의 초림부터 재림까지의 전 교회(역사) 시대를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계시록의 일곱 단원은 더 크게 두 단원으로 대별될 수 있다. 1장부터 11장까지가 계시록의 전반부로서 한 단원을 이루며, 12장부터 22장까지가 후반부로서 또 한 단원을 이룬다. 1부는 1-3장, 4-7장, 8-11장의 세 단원으로 나누어지고 2부는 12-14장, 15-16장, 17-19장, 20-22장의 네 단원으로 나누어진다. 1부는 세상으로부터 핍박받는 교회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2부는 그리스도와 용(마귀) 사이에 있는 근본적인 갈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1부(1-11장)는 역사를 인간들의 투쟁 곧 신자와 불신자 간에 있을 투쟁의 관점에서 언급하고 있다. 여기서 세상은 교회를 공격하지만 교회는 이를 막아내며 그것을 되 갚을 것이고 주님으로 말미암아 보호되고 마침내 승리할 것으로 나타난다.
2부(12-22장)는 땅 위의 투쟁을 그리스도와 마귀의 투쟁으로 보다 근본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투쟁인 실제로 그리스도의 몸이요 대리자인 남자아이(교회)와 마귀의 종들(큰 음녀와 두 짐승)의 투쟁이다. 그러나 이 모든 교회의 원수들은 마침내 완패하고 내어 던짐을 당한다. 이 단원에서 교회는 용, 짐승들, 음녀(순서 주의)로부터 공격을 당하나 주님은 음녀, 짐승들, 용(순서 주의)을 영원한 멸망의 자리로 내어 던지시는 것으로 묘사한다.
계시록이 이렇게 전개된다고 할 때 12장의 이야기는 또 다시 교회의 전 역사를 하나의 환상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12장의 보기 전에 요한은 그 바로 앞에서 또 다른 하나의 중요한 환상을 보았다.
"이에 하늘에 있는 하나님의 성전이 열리니 성전 안에 하나님의 언약궤가 보이며 또 번개와 음성들과 뇌성과 지진과 큰 우박이 있더라" (계11:19)
계시록의 여러 환상들 가운데서도 중심이 되는 두 개의 환상이 있는 그것은 계시록 4:2의 {보좌의 환상}과 계11:19의 {성전의 환상}이다. 4장에서 시작하여 일곱째 천사가 나팔을 불던 11장까지의 모든 환상들은 다 보좌에 기초하고 있다. 또 12장부터 이 책 마지막까지의 모든 환상들은 다 하나님의 성전에 기초하고 있다.
4장에서 요한이 본 것은 무지개가 둘러싸고 있는 하나님의 보좌의 환상이었다. 이것은 계시록 前半部에 등장하는 모든 것이 다 이 보좌에 기초하고 있으며 또 하나님이 땅 위에 있는 모든 생물들과 맺은 언약에 근거하고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 등장하는 무지개는 언약의 표다. 11장 끝에 가서 요한은 또 하나의 중요한 환상 곧 하나님의 성전의 환상을 보았다. 그 성전 안에 [언약궤]가 보였다. 이스라엘이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던 언약궤는 바벨론 포로 이후 분실되어 사라졌다. 그러나 땅에 있는 언약궤는 사라졌어도 하늘에 있는 언약궤는 그대로 있었다. 땅의 언약궤는 하늘의 언약궤를 따라 만들어진 것이다.
"저희가 섬기는 것은 하늘에 있는 것의 모형과 그림자라 모세가 장막을 지으려 할 때에 지시하심을 얻음과 같으니 가라사대 삼가 모든 것을 산에서 네게 보이던 본을 좇아 지으라 하셨느니라" (히8:5)
하나님은 계시록에서 이 언약궤를 다시 한 번 보여주심으로써 그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언약이 확고하다는 사실을 알려주신 것이다. 언약궤란 하나님이 약속하신 말씀을 담아서 사람들 가운데 두신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하나님 자신의 신실하심을 보증하는 수단이요 한 표현이다. 계시록이 보여주고 있는 가장 중요한 두 환상이 다 언약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하나님은 교회를 향한 영원하신 하나님의 계획(이는 곧 언약으로 표현되었다)을 조금도 착오 없이 다 이루실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나님은 당신의 신실하심과 영광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이 그 계획하신 모든 일을 시행하실 것이다. 하나님은 이 세상 나라가 우리 주와 그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도록 작정하셨다.
"일곱째 천사가 나팔을 불매 하늘에 큰 음성들이 나서 가로되 세상 나라가 우리 주와 그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어 그가 세세토록 왕 노릇 하시리로다 하니" (계11:15)
하나님은 교회를 통해서 이 일을 반드시 이루시고야 말 것이다. 하나님의 이름 곧 그의 인격이 이 일에 있어서 보증이 된다. 하나님은 자신에게나 사람에게 불의하실 수 없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승리가 확실한 것처럼 교회의 승리도 확실한 것이다. 계시록 12장에서부터 마지막 장까지의 계시를 통해 하나님은 이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근거하여 어떻게 확실히 성취하시는지를 보여준다.
환상 중의 여자
"하늘에 큰 이적이 보이니 해를 입은 한 여자가 있는데 그 발 아래는 달이 있고 그 머리에는 열두 별의 면류관을 썼더라" (계12:1)
여기에 묘사된 여자는 교회를 나타내고 있다. 이 여자는 마지막 때의 일 곧 신약 교회가 어떻게 되어질 것인지를 나타낸다. 이 여자의 특징은 첫째, 해로 옷을 해 입었고 둘째, 발 아래는 달이 있었고 셋째, 머리에 열 두 별의 면류관을 쓰고 있었다는 것이다.
해로 옷을 입었다는 것은 이 여자를 통해서 나타나는 하나님의 계시가 최고로 밝고 확실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여자는 신약 시대의 교회 곧 그리스도의 교회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이 여자의 발 밑에 달이 있었다는 것은 이 여자가 율법 시대의 교회(구약 교회)를 그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이다. 구약 율법 시대의 모든 것들은 다 참된 빛이 아니며 그것은 단지 그리스도라는 실제의 모형(그림자)에 해당하는 것들이었다. 그러므로 구약에서 비췬 빛은 햇빛이 아니라 달빛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여자는 또한 구약 시대의 교회를 그 안에 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이 여자는 머리에 열 두 별의 면류관을 쓰고 있었는데 이것은 족장 시대 곧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하여 야곱과 요셉에 이르기까지의 원시 교회(그리스도의 교회도, 이스라엘이라는 국가 교회도, 광야 교회도 되기 전의 교회)를 그 안에 품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남자아이의 탄생
"이 여자가 아이를 배어 해산하게 되매 아파서 애써 부르짖더라" (계12:2)
여기 나오는 여자가 아이를 배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교회가 이기는 자를 생산하는 것을 말한 것이다. 어머니와 그 뱃속에 있는 아이는 한 몸이요 한 생명이다. 다만 인격적으로 볼 때 두 인격으로 구분될 뿐이다. 여기 나오는 어머니와 그가 낳을 남자아이는 다 교회를 가리키는데 어머니는 전체로서 교회를 말한 것이고 남자아이는 그리스도와 완전히 연합하여 교회의 승리를 가져올 교회의 대표자 곧 이기는 자(승리자)들을 말한 것이다. 이 아이는 장차 그리스도와 함께 만국을 철장으로 다스릴 사람이다.
" .... 용이 해산하려는 여자 앞에서 그가 해산하면 그 아이를 삼키고자 하더니" (계12:4하)
어머니는 밖으로 드러나 있고 아이는 속에 들어 있다. 그러므로 역사적으로 볼 때 밖으로 드러난 교회는 언제나 별로 신통치 않는 교회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그 안에 항상 소수의 이기는 자들이 있었으며 이들이 실제로 주님의 승리를 구사하며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룩해 왔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표면적 교회가 아니라 이면적 교회이다. 오늘 표면적 교회들이 하나님께 참으로 기여하는 유일한 일은 하나님께 완전히 헌신된 소수의 이기는 자들을 배출하는 것이다.
주님은 항상 교회 안에서 이기는 자들을 불러오셨다.
"에베소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기를 ....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하나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나무의 과실을 주어 먹게 하리라" (계2:7)
"서머나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기를 ....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이기는 자는 둘째 사망의 해를 받지 아니하리라" (계2:11)
"버가모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기를 ....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감추었던 만나를 주고 또 흰 돌을 줄 터인데 그 돌 위에 새 이름을 기록한 것이 있나니 받는 자 밖에는 그 이름을 알 사람이 없느니라" (계2:17)
"두아디라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기를 .... 이기는 자와 끝까지 내 일을 지키는 그에게 만국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리니 그가 철장(鐵杖)을 가지고 저희를 다스려 질그릇 깨뜨리는 것과 같이 하리라 나도 내 아버지께 받은 것이 그러하니라 내가 또 그에게 새벽 별을 주리라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계2:26-29)
"사데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기를 .... 이기는 자는 이와 같이 흰 옷을 입을 것이요 내가 그 이름을 생명책에서 반드시 흐리지 아니하고 그 이름을 내 아버지 앞과 그 천사들 앞에서 시인하리라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계3:5,6)
"이기는 자는 내 하나님 성전에 기둥이 되게 하리니 그가 결코 다시 나가지 아니하리라 내가 하나님의 이름과 하나님의 성 곧 하늘에서 내 하나님께로부터 내려 오는 새 예루살렘의 이름과 나의 새 이름을 그이 위에 기록하리라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계3:12,13)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내 보좌에 함께 앉게 하여 주기를 내가 이기고 아버지 보좌에 함께 앉은 것과 같이 하리라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계3:21,22)
이들 곧 이기는 자들만 하나님의 나라에서 진정한 분깃을 얻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로 말미암아 교회에 속한 다른 사람들도 승리의 기쁨과 천국의 축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이들은 비록 소수지만 전 교회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싸움은 교회의 이름을 걸고 하는 싸움이기 때문에 이들의 승리는 곧 교회의 승리가 된다.
"하늘에 또 다른 이적이 보이니 보라 한 큰 붉은 용이 있어 머리가 일곱이요 뿔이 열이라 그 여러 머리에 일곱 면류관이 있는데.... 내가 보니 바다에서 한 짐승이 나오는데 뿔이 열이요 머리가 일곱이라 그 뿔에는 열 면류관이 있고 그 머리들에는 참람한 이름들이 있더라" (계12:3, 13:1)
"....한 큰 붉은 용이 있어 머리가 일곱이요 뿔이 열이라 그 여러 머리에 일곱 면류관이 있는데 그 꼬리가 하늘 별 삼분의 일을 끌어다가 땅에 던지더라 용이 해산하려는 여자 앞에서 그가 해산하면 그 아이를 삼키고자 하더니" (계12:3,4)
여자가 아이를 해산하려고 할 때 용(사탄)이 아이를 삼키려고 했다. 용과 그의 지배 하에 있는 짐승들, 그리고 그를 따르는 수많은 악한 천사들(마귀가 그 꼬리로 끌어내린 하늘의 별 삼 분지 일은 이들을 가리킨다)은 교회가 승리자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집요하게 위협하며 방해한다. 마귀가 의도하는 것은 교회를 협박하여 신자들로 하여금 적당히 신앙 생활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만국을 다스릴 권세를 가진 확실한 그리스도의 사람들이 나오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때로는 핍박과 고난으로, 때로는 유혹과 회유로 방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귀가 아무리 방해하더라도 하나님은 이 여자(교회)를 통해서 그 하시고자 하는 일을 하시고야 만다. 곧 교회는 반드시 남자아이를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이 아이는 하나가 아니라 12:11의 언급과 같이 여러 형제이다. 비록 이들의 숫자가 소수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계획은 이들 안에서 성취되고 하나님의 목적이 그들에게 걸려 있는 것이다.
"여자가 아들을 낳으니 이는 장차 철장으로 만국을 다스릴 남자라 그 아이를 하나님 앞과 그 보좌 앞으로 올려가더라" (계12:5)
"그의 입에서 이한 검이 나오니 그것으로 만국을 치겠고 친히 저희를 철장으로 다스리며 또 친히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의 맹렬한 진노의 포도주 틀을 밟겠고" (계19:15)
철장(鐵丈)으로 만국을 다스린다는 말은 계시록에서 세 번 나오는데 2:26,27과 12:5 그리고 19:15이다. 여기서 2장에서 말하는 사람은 분명히 교회 안에서의 승리자들이다. 그리고 19장에서 말하는 사람은 분명히 주 예수님이다. 그러나 12장에서 말하는 사람은 쉽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혹자는 그리스도를 가리킨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사람은 교회 안의 이기는 자들을 가리키는 것이 틀림없다. 왜냐하면 주님은 태어나자마자 승천하신 것이 아니라 33년 후에 승천하셨기 때문이며 또 교회가 그리스도에게서 나오지 그리스도가 교회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설사 그리스도가 구약 이스라엘이라는 교회에서 나오셨다 할지라도 여기의 여자는 구약 교회만 나타내지 않고 이미 신약 교회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기는 자 중에 주 예수님이 포함될 수도 있다. 그는 첫 승리자이기 때문이다.)
남자아이가 들림 받다
남자아이가 태어나자마자 하나님의 보좌로 올려 갔다는 것은 그가 그리스도가 이미 가 계시는 그 영광과 권세의 자리에 갔다는 것이다. 사실상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믿는 자들이 이러한 축복을 유업으로 받았다.
"또 함께 일으키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하늘에 앉히시니" (엡2:6)
그러나 대부분의 신자들이 빛이 없고 믿음이 없으므로 인해 이 축복을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다만 소수의 이기는 자들만이 그런 자리에 나아가는 것처럼 묘사된 것이다. 먼저 그리스도와 함께 안식하며 보좌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과 권세와 능력을 힘입지 않고서는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일단 남자아이가 태어나게 되고 또 그가 들려 올라가게 되자 용은 더 이상 그 세력을 팽창시킬 수 없게 되었고 하늘에서 내어 쫓기기까지 하게 되었다. 그것은 남자아이가 태어나자 하늘에서 전쟁이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싸움에서 사탄은 미가엘의 군대에게 패하게 된다. 미가엘이라는 이름의 의미는 심장하다. 즉 "누가 하나님과 같으냐?"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이름은 하나님의 보좌 위에 자기의 보좌를 두겠다는 허망한 시도를 한 사탄의 실상을 드러내고 만다. 땅(교회)에서 승리자들이 계속 출현하게 되면 하늘에서는 계속 사탄을 쫓아내는 전쟁이 있게 되고 따라서 어느 때 사탄은 하늘(영적 세계)에서 발붙일 곳을 얻지 못하고 완전히 쫓겨나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사람의 운명을 지고 사람으로 오셔서 하나님께 완전히 순종하는 삶을 사시고 또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 승천하신 것은 사탄을 심판하고 멸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심판은 그리스도가 하셨지만 심판을 집행하고 드러내는 일은 교회가 할 일이다. 실제로 사탄을 부끄럽게 만들고 심판하여 세상에서 완전히 쫓아내는 일은 역사가 계속되는 동안 교회를 통해서 계속 집행되어야 한다. 사탄을 추방하는 일은 한 번에 되는 일이 아니라 교회가 땅 위에서 계속 사탄의 졸개인 귀신들을 쫓아냄으로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럴 때 마침내 하늘에서 마귀가 완전히 추방될 것이다.
마귀를 대적하는 일은 그럭저럭 대충해서는 안되고 전심전력하여 사사건건 마귀를 대적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사탄을 추방하는 것은 혼자서는 안되며 반드시 형제들이 모두 합력하여 사탄을 대적할 때 가능한 것이다. 사탄을 추방하는 이 일은 특별히 교회 안의 이기는 자들에게 달려 있다. 사탄을 추방하고 이 세상을 그리스도의 나라로 만드는 일이 성공하려면 그냥 교회로는 안되고 반드시 교회 안에서 남자아이(이기는 자)가 계속 생산되고 들림을 받아야 한다. 주님은 오늘도 승리자를 찾고 계신다. 우리는 철저히 주님께 자신을 바침으로 이 승리자의 대열에 서도록 해야 한다.
남자아이의 원리
여기 나오는 남자아이는 철장으로 만국을 다스릴 자라고 했다. 원래 이 일은 그리스도가 하실 일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교회가 그리스도를 도와서 혹은 그리스도와 함께 이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땅에서 사탄을 몰아내고 하나님의 나라를 임하게 하는 것이 교회의 일이다. 이 일은 교회가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바탕 위에서 그리스도를 이어서 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는 아비가일(삼상25:3)의 특성을 가진 교회이다. 그것은 그리스도를 돕는 특성을 가진 교회이다.
그러나 온 교회가 다 그와 같이 그리스도와 同事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교회는 계속 실패해 왔으며 하나님께서 그에게 위임하신 일들을 제대로 감당해 오지 못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하나님의 목적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고 그 일을 이루기 위해 전심전력하는 일단의 사람들을 택하셔서 그들로 교회를 대표하여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게 하셨다. 이들이 바로 남자아이로 표현된 {이기는 자}들이다. 이들은 자기 자신의 이름으로 일하는 자들이 아니요 온 교회의 이름으로 일하는 자들이다. 그러므로 일은 승리자들이 하지만 일의 축복은 온 교회가 받는다. 이것이 남자아이의 원리이다.
이기는 자들의 승리의 근거
"또 여러 형제가 어린 양의 피와 자기의 증거하는 말을 인하여 저를 이기었으니 그들은 죽기까지 자기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였도다" (계12:11)
여기서 여러 형제들이란 이기는 자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세 가지 이유로 인해 사탄을 이겼다. 첫째는 어린 양의 피 때문이고, 둘째는 그들의 증거하는 말 때문이고, 셋째는 죽기까지 자기 생명을 아끼지 아니한 그들의 태도 때문이다.
(1) 어린 양의 피
영적 전쟁의 승리는 어린 양의 피에 기초한다. 피는 우리의 죄를 씻고 우리의 양심을 깨끗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그런데 이것이 어떻게 사탄을 이기는 근거가 될 수 있는가? 그것은 사탄의 주된 일이 우리를 참소(讒訴)하며 고발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탄은 거짓말장이요 우리를 유혹하며 공격하고 해치는 자이기도 하지만 또한 참소하는 자이기도 하다.
"내가 또 들으니 하늘에 큰 음성이 있어 가로되 이제 우리 하나님의 구원과 능력과 나라와 또 그의 그리스도의 권세가 이루었으니 우리 형제들을 참소하던 자 곧 우리 하나님 앞에서 밤낮 참소하던 자가 쫓겨났고 (계12:10)
사탄은 하나님 앞에서 우리를 참소할 뿐 아니라 우리 양심에도 참소하는 자이다. 사탄은 우리가 전에 지은 죄와 허물 그리고 우리의 부족에 대해 끊임없이 고소함으로 말미암아 우리로 하여금 아무런 양심의 자유와 평안도 누리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로 인해 사탄의 참소를 받는 사람은 하나님을 위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사람이 되고 만다. 여기에서 자유와 평안을 얻으려면 우리는 반드시 주님이 우리를 위해서 흘리신 피의 가치를 보지 않으면 안된다. 보혈의 가치를 참으로 알고 그것을 굳게 붙잡지 않으면 우리는 양심의 자유를 얻을 수 없고 사탄에게 매여서 꼼짝도 못하게 된다. 사탄의 참소에 대해 우리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케 하신다고 분명하게 답할 수 있다. 그러므로 피가 사탄을 이길 무기이다.
"저가 빛 가운데 계신 것같이 우리도 빛 가운데 행하면 우리가 서로 사귐이 있고 그 아들 예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 ....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저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모든 불의에서 우리를 깨끗게 하실 것이요" (요일1:7,9)
"그렇지 아니하면 섬기는 자들이 단번에 정결케 되어 다시 죄를 깨닫는 일이 없으리니 어찌 드리는 일을 그치지 아니하였으리요" (히10:2)
우리는 이유 없는 참소만 거절할 뿐 아니라 또한 이유 있는 참소라도 거절해야 한다. 우리가 무엇인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하나님 앞에서의 회개(자백)와 그리스도의 피를 의지하는 것이 필요하지 사탄의 참소를 들을 필요는 없다. 사탄은 늘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 같은 자는 하나님께 바칠 무슨 선한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구나. 그런 네가 무엇을 한다고 나서느냐?" 그러나 우리는 본래부터 하나님 앞에 내놓을 만한 무슨 선한 것을 아무 것도 소유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그것은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갈 때 드릴 유일한 것은 바로 그리스도의 피다. 그 밖에 우리가 가진 의는 본래 아무 것도 없고 그런 것이 하나님께 필요치도 않다. 오직 하나님은 우리 안에 있는 그리스도(의 피와 생명)만 보신다.
(2) 자기들의 증거하는 말
우리가 양심에 거리끼는 것이 없다면 그리스도에 대해서 자신 있게 증거할 수 있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그리스도께서 이미 이루신 승리를 말로서 계속 선포해야 한다. 사탄은 그리스도의 승리가 계속 반복하여 선포될 때 그것을 가장 싫어하며 두려워한다.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것과 그리스도가 세상의 왕이 되신다는 것과 사탄이 지옥의 불 못에 떨어진다는 것은 다 엄연한 사실이다. 사탄도 이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계속 선포되지 않으면 사탄은 마치 그런 일이 없는 것처럼 사람들을 속이고 다니며 권세를 여전히 행사하게 될 것이다.
사탄은 변론과 논쟁, 신학과 성경 해석과 같은 것은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자신이 확고히 믿는 바 영적 사실들을 선포하고 증거하는 것은 크게 두려워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회 있는 대로 예수님이 主시며 세상의 왕이시며 장차 세상을 다스리실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야 한다. 사람을 대하여 말할 뿐 아니라 혼자 있을 때라도 사탄을 대하여 선포해야 한다. 주님의 능력과 부활 생명, 사탄을 이미 이기심에 대해서도 말해야 한다. 어떤 때는 기도보다도 주님이 이루어 놓으신 승리의 사실을 말로 선포하고 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도 있다.
영적인 일을 함에 있어서 논쟁은 무익하다. 사탄도 얼마든지 할 말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리 곧 영적인 기정 사실을 말하면 사탄은 아무 할 말이 없다. 그러므로 증거가 또 하나의 무기이다.
(3)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는 태도
승리자는 죽기까지 자기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는 태도로 인해 사탄에게 진정으로 대항할 수 있는 것이다. 마귀의 최고 권세는 사망 권세이다. 그러므로 죽음과 고난을 두려워하는 자는 어느 자리에 이르면 아무 힘을 쓸 수가 없다. 자기 생명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은 육적 생명과 혼적 생명 곧 自我를 다 같이 부인한다는 것이다.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 (마16:24)
보다 우선적인 것은 자아를 부인하는 것이다. 자기를 아끼는 자는 결코 주님의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 우리가 십자가에 처리되지 않은 채 자연적(육적) 생명을 가지고 마귀를 대적한다면 마귀는 별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승리하려면 반드시 십자가를 체험적으로 배워야 한다. 그래서 우리 몸에서 육체의 신뢰할 만한 것들은 다 사라지고 그리스도의 흔적만 남게 되도록 해야 한다. 이와 같이 하여 우리가 전혀 자기 힘으로 활동하지 않게 될 때 마귀를 이길 수 있는 것이다.
십자가를 말한다는 것과 십자가에 의해 실제로 처리를 받는다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바울은 십자가를 전했을 뿐 아니라 십자가 위에서 행했다.
"형제들아 내가 너희에게 나아가 하나님의 증거를 전할 때에 말과 지혜의 아름다운 것으로 아니하였나니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못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 (고전2:1,2)
"내가 너희 가운데 거할 때에 약하며 두려워하며 심히 떨었노라 내 말과 내 전도함이 지혜의 권하는 말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으로 하여 너희 믿음이 사람의 지혜에 있지 아니하고 다만 하나님의 능력에 있게 하려 하였노라" (고전2:3-5)
위의 말씀의 앞 부분은 바울의 메시지를 말한 것이고 뒷 부분은 바울의 인격을 말한 것이다. 그의 증거와 인격은 다 같이 십자가와 깊은 관련을 가진 것이다. 이러한 자리에서 승리가 나오는 것이다.
또한 문자대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도 중요하다. 사탄은 욥을 시험하기 위해 하나님께 말하기를 "가죽으로 가죽을 바꾸오니 그 모든 소유물로 자기의 생명을 바꾸올지라"고 말했다. 사탄은 사람이 자기 생명을 다른 무엇보다 더 귀히 여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마지막에는 언제나 목숨을 위협한다. 그러나 이기는 자의 특징은 자기의 생명보다 주님을 더 사랑하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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