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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전달자 / 고전1:17-25

2010.05.01 11:17

이상봉 조회 수:7001

13.그리스도의 십자가

바울은 고린도교회 안에서 자기에게서 세례를 받은 사람들이 바울파라는 파당을 조직하여 다른 형제들과 다툰다는 말을 듣고는 그들에게 "그리스도께서 나를 보내신 것은 세례를 주게 하려 하심이 아니요 오직 복음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모든 관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있었다. 그가 세례를 베풀었든지 말로 가르치고 권면을 했든지 그 모든 것은 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그들 안에 받아들여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1:17 후반에서 그 복음의 내용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임을 밝혔다. 그는 그것을 전하기 위해 온 사람이었으며 참으로 자신이 다른 모든 것들의 사자가 되기보다도 오직 십자가의 사자가 되기를 원하였다. 결국 바울이 고린도교회 형제들에게 참으로 의도하고 있는 것은 그들이 세례를 받은 자가 되거나 성찬을 먹는 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많은 기독교적 지식과 지혜로 무장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 안으로 자기를 가져와서 자아가 죽고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새 사람이 되는 것이다.

바울이 말하는 십자가란 단순히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는 것이 아니라 그가 '죽으시고 또한 부활하셨다'는 것이며, 또한 그가 죽으실 때 혼자 죽으신 것이 아니라 '우리를 포함하여 죽으셨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죽음은 참으로 예수님의 죽음일 뿐 아니라 또한 우리의 죽음이다. 이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우리가 십자가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예수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셨을 뿐 아니라 우리도 죽고 거듭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나님의 의도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하여 이미 죽었음을 받아들이고 범사에 자기를 부인하고 아들의 생명으로 사는 것이다.

인류의 모든 문제에 대한 하나님의 유일한 해결 방법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이다. 하나님은 참으로 만병(萬病)에 오직 십자가만을 내 놓으신다. 왜냐하면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모든 문제는 사람 자신으로부터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사람에게 문제가 있어서 모든 것이 왜곡되고 어렵게 되었으므로 문제를 푸는 길 또한 사람을 처리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복음 즉 십자가의 도(道)란 예수 그리스도가 죽음으로써 우리가 죄에 대하여, 율법에 대하여, 세상에 대하여 죽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 죽음은 인간의 모든 문제를 가장 쉽고 빠르고 완벽하게 푸는 길이다.

세상에도 지혜라는 것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그 지혜를 취하여 인간의 문제들을 쉽고 빠르게 처리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그런 지혜가 소용없거나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그 지혜는 사람이 안 죽고 어떻게 일을 풀어보려는 지혜이기 때문이다. 같은 배를 탄 두 사람이 한 사람은 동쪽으로 가자 하고 한 사람은 서쪽으로 가자고 하는데 적어도 한 사람이 자기 생각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어떻게 일이 풀리겠는가? 사람들은 이런 자리에서 아무도 죽지 않고(자기를 부인하지 않고) 일을 풀기 위해서 지혜를 짜낸다. 그러나 그 지혜는 결국 견고한 것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구조적으로 벌써 결함이 있는 엉터리 지혜인 것이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얻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기록된 바 내가 지혜 있는 자들의 지혜를 멸하고 총명한 자들의 총명을 폐하리라 하였으니 지혜 있는 자가 어디 있느뇨 이 시대에 변사가 어디 있느뇨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지혜를 미련케 하신 것이 아니뇨?"(고전1:18-20)

다시 말하지만 세상 지혜는 참 지혜가 될 수 없다. 그것은 결국 사람을 생명의 길로 이끌지 못하고 멸망으로 몰고 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지혜는 결과가 말하는 것이다. 어떤 방법이 지혜냐 아니냐 하는 것은 과정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가지고 말하는 것이다. 온갖 요령을 부렸는데 그 결과는 실패라면 그 요령과 잔꾀는 지혜가 아니다. 그러므로 세상이 그들의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발휘하는 소위 지혜라고 하는 것들은 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지혜가 아니고 미련한 것이다.

세상에서 말하는 지혜는 사람이 하나님을 떠남으로 인해 죽게 되고 망하게 되었는데도 하나님께로 돌이킴 없이 어떻게 잘 살아보겠다는 것이므로 문제의 근원을 내버려 둔 채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진리를 거스르고도 잘되는 길이 있다면 이미 그 진리라는 것은 진리가 아니다. 진리가 참으로 진리라면 그것을 거스르면 반드시 망하는 것이다. 예컨대 하나님의 진리 중 하나는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막10:44) 또는 "무릇 자기 목숨을 보존하고자 하는 자는 잃을 것이요 잃는 자는 살리리라"(눅17:33)는 것이다. 자기를 낮추어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고 섬기는 것은 여러 사람이 다 잘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자기만 살겠다고 서로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고 밟는 것은 진리에서 어긋나는 행동이므로 결코 지혜가 될 수 없다. 그렇게 하면 한 사람 혹은 몇 사람은 잠시 잘 되겠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은 고통을 당할 수밖에 없고 그것은 결국 밟힌 자들의 저항과 폭력으로 이어져서 모두가 다 망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런데도 세상이 쓰는 지혜란 대부분 어떻게 해서 나만 잘 살고 나만 행복해지고자 하는 것이다.

하나님 없이 그리고 진리를 거스르면서도 잘 살 수 있다면 그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그 진리라는 것은 처음부터 진리가 아닌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살아 계시고 진리는 참된 것이다. 이것은 인류 역사가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인류가 하나님을 떠나서 만 가지 문제와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하나님을 찾을 생각은 않고 어떻게 하면 이대로의 상태에서 잘 살고 이대로의 상태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것은 마치 길에서 부모를 잃고 고통을 당하는 어린아이가 집을 찾아갈 생각은 않고 어떻게 하면 이대로 혼자 잘 살아갈 수 있을까 하고 지혜를 짜는 것과 같다. 그것이 어찌 지혜가 될 수 있겠는가? 참되고 근본적인 유일한 지혜는 하나님을 아는 것이며 사탄에게 속은 자기 생각을 버리고 하나님께로 돌아가서 그의 음성을 듣는 것이다. 그의 진리 안에 거할 때 우리는 참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이것만이 참 지혜이다. 모든 다른 지혜는 여기에 기초해 있어야 한다. 십자가 없는 지혜는 지혜가 아니다.

십자가의 길, 곧 십자가의 원리는 멸망하는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는 미련한 것이다. 모든 일은 다 살려고 하는 것인데 죽자고 하니 미련하게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도 자기 배에 암덩어리가 들어 있다면 다 배를 칼로 쨀 것이다. 자기 다리가 암에 걸리거나 독이 들어가서 썩어간다면 다리를 잘라낼 것이다. 왜 배를 째고 다리를 잘라내는가? 아까운 일을 왜 하는가? 그들은 미련하지 않은가? 그러나 그들은 그것이 미련이 아니라 지혜임을 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더 큰 것 곧 생명 자체를 잃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지혜는 최종적으로 내게 유익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여 그대로 행하는 것이다.

십자가의 길은 분명히 우리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것은 틀림없다. 죽음 곧 자기 부인을 뺀 십자가의 도라는 것들은 다 엉터리다. 우리가 교회 생활을 통해서 강조하고 있는 모든 진리는 다 십자가에 기초하고 있으며 그것은 사실 육신에게는 일단 괴로운 것이다. 육신 곧 옛 사람을 이롭게 하고 편하게 하는 것은 다 지혜가 아니라 사람을 속이는 것이다. 문제가 이미 생겨 있는데 아무 것도 다치지 않고 다 잘 될 수 있는 길은 없다. 암이 심하게 걸린 사람이 모든 신체를 온전히 보존하고 건강할 수는 없다. 병에 안 걸렸다면 모르지만 일단 병에 걸려 있으면 약을 먹거나 수술을 하거나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인류는 심각한 병, 곧 반드시 죽을 병에 걸려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조치를 따라 옛 사람을 포기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어차피 썩어지고 죽을 옛 사람을 붙잡고 있느라고 하나님이 주신 새 사람, 새 생명을 놓친다면 이것은 결코 지혜가 아니다.

십자가의 복음이 말하는 것은 오직 한 가지뿐 다른 선택은 없으니 곧 자신의 모든 계획과 야망과 자존심을 다 버리고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태어나 그리스도의 생명대로 다시 살든지 아니면 자기 마음대로 살다가 영원히 멸망하든지 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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