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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과 - 로마서는 어떤 책인가

2010.05.05 15:18

이상봉 조회 수:6317

 

 

 

제1과 로마서는 어떤 책인가




1.로마서 서론


1.로마서의 저자 및 수신자

로마서의 저자는 바울이다. 바울(이는 로마식 이름이며 히브리식 이름은 사울)은 지중해 북동쪽의 길리기아(Cilicia) 지방의 다소(Tarsus)에서 태어났으며 혈통 상으로는 유대인(베냐민 지파 출신)이나 로마 시민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고향 다소는 헬라(그리이스) 문화의 중심지요 대학 도시였다. 그로 인해 그는 헬라 문화의 지식과 교양을 갖추고 있었고 또한 어릴 때부터 예루살렘에서 가장 뛰어난 율법학자였던 가말리엘 문하에서 히브리 교육도 받았기 때문에 유대인으로서도 흠이 없는 자였다. 그는 율법에 능한 바리새인이었으며 유대 종교에 대한 열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처음에 그는 예수님을 이단으로 생각하고 그의 교회를 핍박하는데 앞장섰으나 다메섹으로 가는 길에서 예수님을 만난 후 회개하고 그리스도의 종이 되었다.


 

바울은 이전에 누구도 받지 못한 크고 완전한 계시를 받은 사람이었다. 그가 받은 계시는 감추어졌던 비밀이신 그리스도에 대한 것이다. 그는 그 계시의 말씀을 따라 복음을 전하여 도처에 교회를 세우고 견고케 하는 일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바울은 '하나님의 말씀을 최종적으로 이루는 자'로 부름을 받았다고 일컬어진다.(골1:25) 그는 하나님께서 주신 은총을 따라 탁월한 지성과 강한 의지, 따뜻한 사랑의 마음과 인내로 죽을 때까지 힘을 다해 많은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했다. 특히 소아시아와 유럽의 여러 지역에 복음을 전하여 많은 교회를 세웠다. 그런 까닭에 그는 유대인들을 위해 봉사한 베드로 등의 사도들와 비교해서 이방의 사도라고 불렸다. 그는 전도 여행을 통해서 직접 복음을 전하는 일에도 힘을 썼지만 서신들을 통해 교회가 진리 위에서 바로 설 수 있도록 돕는 일에도 힘을 썼다. 사실상 신약 교회의 영적 기초는 대부분 그에 의해 놓여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마 교회는 다수의 이방인들과 소수의 유대인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당시의 교회는 대규모의 단일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았고 주로 가정이나 소규모의 처소에서 소수의 신자들이 모여 교제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로마에 어떻게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해져서 교회가 형성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분명치 않으나 일반적으로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 때 로마로부터 예루살렘으로 온 순례자들 중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회심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시작되었을 것으로 본다. 바울은 로마 시민권을 가진 자였지만 실제로 로마에 가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스페인에 복음을 전하러 가는 길에 꼭 로마를 방문하고 싶어했다.


2.로마서의 중심 주제


 

로마서에는 여러 주제들이 다루어지고 있지만 중심 주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다.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구원의 길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로마서의 중심 주제는 이신칭의(以信稱義)라는 말로도 표현될 수 있다. 로마서에는 이 대주제와 관련된 몇 개의 주제들이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데, 먼저 가장 중요하고도 포괄적인 주제는 {구원}이다. 하나님은 택하신 자들을 ①부르시고 ②그들을 위해 그리스도의 구속을 예비하시고 ③그들로 하여금 그것을 믿게(받아들이게) 하셔서 의롭다 하시고 ④성령 안에서 순종함으로 말미암아 실제로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삶을 살게 하심으로써, 택한 자를 완전하게 구원하신다. 로마서는 전 장에 걸쳐 구원과 관련된 이들 각 주제들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로마서에서 {구원}과 함께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또 하나의 주제는 {생명}이다. 구원은 생명과 관련되어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신 것은 우리로 하나님의 생명을 누리도록 하기 위한 것이며 '구원' 자체가 사실은 '하나님의 생명을 누리는 삶'을 말하는 것이다. 로마서 5:12에서 8장까지의 말씀은 (아담 안에서 타고난 육적 생명이 아닌) '성령 안에서 새롭게 누리게 되는 그리스도의 생명'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또 하나 로마서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주제는 {교회의 건축}이다. 이는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것과 관련된 것이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구원하여 생명을 누리게 하시는 궁극적인 목적은 우주 가운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는데 있다. 로마서 12장 이후의 말씀은 주로 이 주제를 따라 전개되고 있다. 거기서 바울은 그리스도인들이 그 안에 있는 새 생명을 좇아 합당하게 행함(순종함)으로 말미암아 이 땅에 영광스러운 그리스도의 몸(교회)이 건축되도록 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3.내용 개요


 

로마서의 내용을 위의 주제를 따라 간략하게 분류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비교함으로써 전체적인 윤곽을 잡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약간의 관점 차이를 지닌 두 가지 개요를 제시한다.


개요 1


 

A.머리말 (1:1-15)


 

1. 인사 (1:1-7)


 

2. 로마로 가고자 함 (1:8-15)


B.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1:16-11장)


 

1.복음의 내용 :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의]를 믿음으로 얻음 (1:16,17)


 

2.복음의 필요성 : 죄와 진노 가운데 있는 인간의 상태 (1:18-3:20)


 

⑴ 이방인의 죄 (1:18-32)


 

⑵ 유대인의 죄 (2:1-3:8)


 

⑶ 모든 인간은 죄인이다 (3:9-20)


 

3.의의 길 :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 (3:21-5장)


 

⑴ 믿음으로 말미암는 하나님의 새 義 (3:21-31)


 

⑵ 구약의 예증 : 아브라함과 다윗 (4장)


 

⑶ 구원을 누림 : 화평과 기쁨과 소망의 삶 (5:1-11)


 

⑷ 정죄와 의롭게 됨의 원리 : 아담 안에서 對 그리스도 안에서 (5:12-21)


 

4.거룩한 삶의 길 (6-8장)


 

⑴ 죄로부터의 자유 (6장)


 

①죄에 대해 죽음 (6:1-11)


 

②의의 종으로 삶 (6:12-23)


 

⑵ 율법(육)으로부터의 자유 (7장)


 

⑶ 성령(생명)으로 말미암는 자유와 승리의 삶 (8장)


 

5.인간의 불신앙과 하나님의 은혜 (9-11장)


 

⑴ 이스라엘의 불신앙으로 말미암는 바울의 슬픔 (9:1-5)


 

⑵ 하나님의 주권적 선택 (9:6-29)


 

⑶ 인간의 책임 (9:30-10:21)


 

⑷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영원하신 목적 (11:1-29)


 

⸁이스라엘의 거절(불신앙)은 전체적이거나 최종적인 것이 아님 (11:1-16)


 

⸂감람나무의 비유 (11:17-24)


 

⸃이스라엘의 회복 (11:25-32)


 

⑸ 송영 (11:33-36)


C.그리스도인의 삶 (12:1-15:13)


 

1.산 제물 (12:1-2)


 

2.그리스도의 몸을 세우기 위한 삶 (12:3-8)


 

3.생명의 법을 따라 행함 (12:9-21)


 

4.세상 권세에 대한 태도 (13:1-7)


 

5.사랑으로 행함 (13:8-10)


 

6.말세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자세 (13:11-14)


 

7.그리스도인의 자유와 健德 (14:1-15:13)


 

⑴그리스도인의 자유 (14:1-12)


 

⑵그리스도의 본을 따라 사랑으로 행하고 덕을 세움 (14:13-15:13)



 

D.맺는말 (15:14-16:27)


 

⑴바울의 개인적 형편 (15:14-33)


 

⑵문안 (16:1-16)


 

⑶마지막 권면 (16:17-20)


 

⑷바울의 동역자들의 문안 (16:21-24)


 

⑸송영 (16:25-27)


 

개요 2


 

1.머리말 (1:1-17) - 하나님의 복음


 

⑴이 복음은 선지자들에 의해 구약에서 미리 약속되었음 (1:1-2)


 

⑵복음의 핵심은 다윗의 혈통에서 나시고 부활로 인해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되신 그리스도 (1:3-4)


 

⑶부르심을 입은 자들이 그 복음을 믿고 순종하게 됨 (1:5-7)


 

⑷보내심을 받은 자들에 의해 정열적으로 전파되는 복음 (1:8-15)


 

⑸복음의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의 의를 얻게 되는 것 (1:16-17)


2.정죄 (1:18-3:20) - 구원의 필요성


 

⑴죄와 진노 가운데 있는 인류의 일반적인 상태 (1:18-32)


 

⑵스스로를 의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해 (2:1-16)


 

⑶유대인과 같은 종교인들에 대해 (2:17-3:8)


 

⑷결론 : 모든 인간은 죄인 (3:9-20)


3.의롭게 됨 (3:21-5장) - 구원에 이르는 길


 

⑴이신칭의의 설명 (3:21-31)


 

⑵구약에 나타난 이신칭의의 예 (4장)


 

⑶구원의 결과 (5:1-11)



 

4.거룩케 됨 (5:12-8:17) - 구원과 생명


 

⑴그리스도로 말미암는 의와 생명의 역사가 아담 안에 있는 죄와 사망의 유산보다 뛰어남 (5:12-21)


 

⑵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함으로 얻는 생명과 승리 (6장)


 

①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진리를 앎 (6:1-10)


 

②믿음으로 진리를 사실로 여김 (6:11)


 

③자신을 하나님께 의의 도구로 드림 (6:12-23)


 

⑶육신(육)에 거하는 죄성으로 말미암아 율법을 좇아서는 의롭게 될 수 없음 (7장)


 

⑷성령을 좇아 행함으로써 자유와 해방을 얻고 아들의 생명을 누리게 됨 (8:1-17)


5.영화롭게 됨 (8:18-39) - 구원의 최종 목적


 

⑴하나님의 영광을 상속받을 아들들 (8:18-30)


 

⑵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어질 수 없으며 누구도 대적하지 못할 귀한 상속자들 (8:31-39)


6.하나님의 선택과 이스라엘 (9-11장) - 구원의 경륜


 

⑴그리스도의 복음을 거절한 이스라엘 (9:1-5, 9:30-10:3, 10:16-21)


 

⑵인간의 운명은 하나님의 주권적 선택에 달려 있음 (9:6-29)


 

⑶그리스도를 믿는 것 외에는 구원의 길이 없음 - 選民 이스라엘이라도 (10:4-10:15)


 

⑷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경륜 (11:1-29)


 

⸁남은 자들을 중심으로 이스라엘이 회복될 것임 (11:1-12, 11:25-32)


 

⸂이방인 교회들도 그리스도의 길(믿음과 은혜의 길)에서 떠나면 버림받을 것임 (11:13-24)


 

⑸하나님의 주권과 경륜에 대한 찬송 (11:33-36)


7.생명 안에서의 삶 (12:1-15:13) - 구원과 삶


 

⑴삶을 하나님께 드림 (12:1-2)


 

⑵은사를 사용하여 그리스도의 몸을 섬김 (12:3-8)


 

⑶생명의 법을 따라 행함 (12:9-21)


 

⑷권세에 대한 복종 (13:1-7)


 

⑸사랑으로 행함 (13:8-10)


 

⑹깨어 근신하며 영적 전쟁을 할 것 (13:11-14)


 

⑺연약한 형제를 받음 (14:1-15:13)


8.맺는말 (15:14-16:27)


 

⑴편지를 쓴 목적 (15:14-21)


 

⑵앞으로의 여행 계획 (15:22-33)


 

⑶형제들에 대한 문안 (16:1-16, 16:21-24)


 

⑷마지막 권면과 송영 (16:17-27)




4.로마서의 줄거리


 

서론


 

로마에 있는 신자들에게 바울이 문안한다. 나는 여러분의 신앙에 대해서 내가 들은 모든 것을 두고 하나님께 감사한다. 그리고 계속 여러분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는 여러분을 방문하기 원했다. 그런데 드디어 지금 나는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자 한다. 나의 소망은 로마에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복음에 대해


 

(l) 나는 결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는 복음의 메시지를 모든 믿는 자들의 구원을 위하여 효과적으로 사용하신다. 복음이란 하나님께서 생명의 말씀을 주시고 사람이 그것을 믿는 수납 행위를 통하여 사람과 하나님이 바른 관계를 가질 수 있게 만드는 하나님의 방법에 대해 증거한 메시지이다.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은 자는 살리라"


 

(2) 우리가 인간 세상을 생각해 볼 때 이런 메시지를 전할 필요성은 분명해진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들 가운데서 하나님의 보응이 나타나고 있다. 그들의 그릇된 생활 방식은 하나님에 대한 무지와 오해의 열매이다. 또 이스라엘 나라를 보더라도 그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하나님의 법을 알고 많은 다른 특권을 향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아는 법을 지키지 못했다. 사실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다 같이 모든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도덕적으로 파산한 자들이다. 따라서 자기 자신의 행위(義)나 공적에 근거하여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3) 사람이 하나님 앞에 의롭다고 선언 받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은혜를 붙잡아야 한다. 하나님은 그리스도로 하여금 대속의 죽음을 죽게 하심으로써 인류에게 구속의 은혜를 베푸셨다. 이는 사람이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스도는 그의 속죄의 죽음을 근거로 하여 우리의 모든 죄를 완전히 사하시는 분으로 우리 앞에 제시되어 있다, 우리는 그의 속죄 사역의 열매를 믿음으로써 우리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렇게 하여 하나님은 자기의 의를 주장하시면서 동시에 예수를 믿는 모든 자들도 (그들이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의롭게 만드신다. 하나님의 법은 이렇게 하여 그 정당성이 입증되었으며 이렇게 하여 성경은 성취되었다.


 

가령 아브라함을 생각해 보라. 아브라함도 이렇게 하나님 앞에서 은혜를 받았던 것이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매 이것이 저에게 의로 여기신 바 되었느니라" (이것은 아브라함의 경우만이 아니라 다윗의 경험을 통해서도 볼 수 있는 원리이다) 또 여기서 특별히 주목할 것은 아브라함이 할례를 받기 전에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는 것이 유대인이나 이방인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브라함은 모든 믿는 자들의 영적 조상이다. 여기서 인종적 차이는 상관없다. 아브라함의 믿음이 그에게 의로 여긴 바 되었다는 말은 우리가 하나님을 믿으면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이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서 이미 나타난 바와 같이) 우리에게도 나타나서 우리도 의롭게 여김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렇게 하나님의 의의 선물을 받고 그것과 함께 평화와 기쁨과 영광의 소망을 가진다. 이리하여 우리는 환난을 기쁘게 참을 수 있다. 하나님 자신이 우리의 기쁨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사랑이 그리스도의 희생 속에 나타나 우리와 하나님간에 화목을 이루었다면 최후의 심판 날에 우리 안에서 나타나게 될 그리스도의 부활 생명은 얼마나 더 우리의 구원을 보장하겠는가!


 

과거에 죄와 사망의 세계에 속해 있을 때 우리는 '아담 안에서' 육적인 삶을 살았으며 아담의 불순종의 열매를 함께 먹어야만 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리스도 안에서' 과거의 모든 속박이 벗어지고 의와 생명의 새 세계로 옮겨졌으며 그 안에서 그리스도의 완전한 순종의 열매를 함께 누리고 있다. 이러한 지위의 변화에 모세의 법은 아무 상관이 없다. 그것은 다만 사람들의 죄를 백일하에 노출시키기 위해서 주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하나님의 은혜가 인간의 죄악성을 극복하고 사람 안에서 왕 노릇하시는 것이다.


 

(4) 그렇다면 "하나님의 은혜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하여 죄를 더 지어야 할 것인가?" 그것은 망할 생각이다. 왜냐하면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새 생활 속으로 들어왔고 죄에 관해서는 죽은 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세대가 지닌 의미가 바로 그것이다. 과거에 우리는 죄의 노예로서 죄를 섬겼다. 노예란 주인의 명령을 따르도록 매인 자이다. 그러나 노예라도 죽은 후에는 주인의 명령을 더 이상 따르지 않아도 된다. 비유를 바꾸어 말해 보자. 노예가 새로운 주인에게 팔리고 나면 과거의 주인은 더 이상 그를 주장하지 못한다. 이와 같이 우리는 하나님께 속해 있기 때문에 죄가 더 이상 우리를 주장하지 못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과거의 노예 상태로부터 해방시켰기 때문이다. 죄는 지독한 주인으로서 우리의 노동에 대하여 사망을 삯(노임)으로 준 자였다. 그러나 그와 대조적으로 하나님은 그의 종들에게 그리스도 안에서 영생을 삯(선물)으로 주신다.


 

율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율법 아래 살던 자는 마치 아내가 남편에게 매여 살듯 율법에 매여 살았다. 그러나 죽음이 결혼의 속박을 풀어 버리듯 사람이 믿음으로 그리스도의 죽음을 받아들일 때 그는 율법(의 속박)에 대해 죽었다. 그리고는 그리스도와 새로이 연합되었다. 율법은 금한 죄를 오히려 부채질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그리스도와 연합된 자는 의와 생명의 열매를 맺는다. 율법은 율법이 금한 죄를 부채질한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그것은 예컨대 "탐내지 말라"는 계명이 탐심을 물리치기는커녕 내 안에 있는 탐심의 죄를 깨닫게 하고 더욱이 나로 탐심을 가지도록 유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율법 자체가 아니라 율법을 거스르는 부패한 인간의 옛 성품이다. 그리스도인이라 할지라도 이 옛 성품이 아직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니다. 그것이 내재해 있다가 우리 속에서 하나님의 법에 순종하려는 새 생명의 작용에 전쟁을 걸어온다. 그러나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저히 옛 성품을 이길 수 없다. 내 힘으로는 옛 성품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내 스스로는 마음의 갈등과 삶의 실패를 면할 길이 없다. 그것을 벗어나 승리하는 길은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승리를 믿음으로 감사히 받아들이는 것뿐이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들은 그의 영을 받는다. 그리스도의 영은 받은 사람 안에서 새로운 생명의 법칙을 가동시킨다. 그것이 바로 생명의 (성령의) 법이다. 생명의 법은 사람 속에서 이미 작용하고 있는 죄와 사망의 법(죄와 사망의 법 또한 사람 안에서 사람을 지배하는 하나의 생명의 법칙이다)을 누르고 사람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생명을 따라 행할 수 있도록 만든다. 따라서 성령에 따라 살아가는 자는 하나님의 법을 지킬 수 있다. 과거에 율법은 결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성령은 새 성품으로 옛 성품을 이기게 한다. 성령은 지금 여기에서 생명이 활동하도록 한다. 그리고 그 생명은 우리의 죽을(연약한) 몸을 죽지 않을 몸으로 변화시킨다. 성령은 이렇게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신다. 그리하여 그는 우리로 하나님의 자녀답게 자유하고 영광스런 삶을 살게 한다. 성령은 우리로 자발적으로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게 한다. 장차 하나님의 자녀들이 썩어질(죽을, 세상에 속한) 것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어 창조의 목적대로 영광스럽게 우주 가운데 나타날 날이 올 것이다. 그 날에 모든 피조물은 현재의 파멸로부터 벗어나 하나님의 아들들의 영광스런 자유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피조물은 그 날을 고대한다. 우리도 역시 고대한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제한을 느끼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지금 성령의 도우심과 중보 기도를 받고 있다. 그로 인해 모든 것은 합력하여 선(하나님의 목적)을 이루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목적은 우리가 하나님의 영원하신 아들 그리스도의 영광에 이르게 하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목적은 실패할 수 없다. 하나님은 미리 정하시고 부르시며 의롭다 하신 모든 자들을 결국 영화롭게 하실 것이다.


 

그러므로 용기를 내자. 우리가 하나님에 의해 선택된 자이면 하나님은 우리편이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전능하신 구주이다. 이 우주의 어떤 세력도 현재나 장차 그의 백성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한 가지 슬픈 일이 있다. 그것은 내 동족인 유대인들 때문이다. 구주를 기다리도록 준비된 백성들이요 그리스도께서 그 안에서 나오셨건만 유대인들은 그를 받아들이지 알았다. 그러나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이 깨어지지는 않았다. 인류 역사를 통하여 하나님은 어떤 자들은 선택하시고 어떤 자들은 내버려두셨다. 내 동족들은 하나님이 제시하신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의 길을 거절하였다.


 

이스라엘이 거절했다 해서 모든 이스라엘이 거절한 것은 아니다. 과거에 하나님께서 신실한 남은 자들을 두셨듯이 지금도 그의 은혜에 의해 남은 자들을 택하여 두셨다. 남은 자들을 볼 때 앞으로 더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 이스라엘이 거절하여 하나님의 제쳐 둠을 받은 것은 일시적이다. 이방인들이 복음의 축복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인해 나의 동족들은 자극을 받게 될 것이다. 그들은 돌이켜 복음을 받아들일 것이다. 그리하여 온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구원을 기뻐하게 될 것이다.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렇게 이스라엘과 이방인이 차별 없이 하나님의 축복을 누리게 되는데 있다. 하나님께서 그의 목적을 이루시는 방법은 얼마나 놀랍고 현명한가! 그에게만 영광이 있을지어다.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해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위하여 행하신 모든 것을 생각할 때 여러분은 마땅히 여러분의 모든 삶을 바쳐서 하나님을 섬겨야 한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몸의 각 지체이다. 몸 전체의 행복을 위하여 각자의 기능을 발휘하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용서와 긍휼의 정신을 따라 행하라. 정부 당국자에게 합당한 복종을 하라. 그들도 그들대로 하나님의 종들이다. 사랑의 빚 외에는 다른 사람에게 빚을 지지 않도록 하라. 그리고 임박한 환난의 때에 정신을 차리고 각성하여 신자답게 살아가라.


 

함께 그리스도인으로 부름 받은 형제들에게 큰 자비와 사랑을 베풀라. 모든 그리스도들이 날짜와 음식 문제 등의 세부적인 진리에 있어서까지 의견이 모두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아름다운 것이지만 형제를 실족케 하면서까지 나의 자유만 주장해서는 안된다. 그리스도를 본받으라. 그는 항상 자신의 유익보다 남의 유익을 먼저 생각하셨다.


결론


 

나는 이방인의 사도로서 여러분에게 편지한다. 나는 나의 사명을 가장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나의 사명을 통해서 만민이 복을 받도록 하는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고 있다. 그 목적은 구약에 나타난 것이다. 나는 예루살렘부터 일루리곤까지 내 사명을 감당하였다. 이제 나는 스페인에서 내 사명을 감당하고자 한다. 그리로 가는 길에 여러분을 방문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먼저 이방인 교회들이 예루살렘에 있는 형제들을 구제하기 위해 바친 헌금을 전달하기 위하여 예루살렘으로 가야 하겠다. 이런 모든 일이 잘 되도록 기도해 달라. 뵈뵈를 따뜻하게 맞이하라. 그는 내 편지를 들고 간다. 여러분과 함께 있는 모든 나의 친구들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 그릇된 당파적 가르침 전하는 사람들을 주의하라. 이방 여러 교회에 퍼진 여러분의 좋은 소문을 계속 유지하기 바란다. 여기 있는 나의 친구들도 여러분에게 문안한다. 그리스도의 은혜가 여러분과 함께 하고 모든 영광은 하나님께 돌아갈지어다.


 

(F.F. 브루스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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