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떼는 것의 의미 / 고전11:17-34
44.주님의 몸을 합당하게 받음으로 몸의 생명을 누림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다. 하나님의 목적은 사람들을 불러 교회로 건축하시고 이것을 통해 그리스도의 몸의 영광을 드러내는데 있다. 교회는 장차 주님이 오셔서 완전한 나라가 이루어질 때에 비로소 연합을 나타내고 몸의 영광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땅에서 그것을 드러내어야 한다. 각 지체들이 머리를 붙잡고 서로 연합하여 몸의 생명을 드러내는 것이 교회이며 이러한 교회를 세우는 것보다 하나님께 더 급하고 중요한 일은 없다.
사도행전 20:7을 보면 “안식 후 첫 날에 우리가 떡을 떼려 하여 모였더니”라는 말이 나온다. 이것은 초대교회 때에는 신자들이 모일 때마다 즉 주일마다 주님을 기억하며 떡을 떼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전한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가라사대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식후에 또한 이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가라사대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 (고전11:24-26)
“우리가 축복하는 바 축복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에 참여함이 아니며 우리가 떼는 떡은 그리스도의 몸에 참여함이 아니냐 떡이 하나요 많은 우리가 한 몸이니 이는 우리가 다 한 떡에 참여함이라” (고전10:16,17)
떡을 떼는 행위의 의미는 무엇인가?
첫째 그것은 주님이 우리를 위해 몸을 찢고 피를 흘리셨음을 기념하는 것이다. 주님이 우리에게 당신의 생명을 주셨음을 기억하는 것이다.
둘째, 이러한 주님의 희생은 우리를 당신 안으로 이끄셔서 그리스도의 몸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한 것임을 기억하는 것이다. 즉 우리는 이제 혼자 있는 것이 아니고 다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한 몸에 속해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다. 각 사람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의 지체가 되어 연합되어 있으므로 따로 생각하고 따로 살아서는 안되고 함께 사랑하며 교제해야 함을 기억하는 것이다.
또 떡을 떼는 것과 아울러 잔도 마셨는데 주님은 이 잔의 의미가 새 언약의 성취를 기억하는데 있다고 하셨다. 새 언약은 하나님이 성령으로 말미암아 사람 안에 들어오셔서 사람의 생명이 되시며 사람과 함께 거하실 것이라는 약속이다. 이것이 그리스도의 희생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것은 새 성전 곧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떡을 뗄 때마다 우리는 우리 안에 하나님과 사람이 연합하여 하나로 사는 세계가 이루어졌음을 기억하고 자기를 부인하며 오직 성령을 좇아 사는 삶을 추구해야 한다.
떡을 떼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하나님의 영원하신 계획과 관련이 있다. 떡 떼는 것이 하나님의 궁극적인 관심사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관심사는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몸은 곧 이 땅 위에 서게 되는 하나님의 나라를 의미한다. 이 나라는 사람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관심은 사람에게 있으며 사람의 연합에 있다. 하나님이 관심을 가지고 돌아보는 ‘사람’은 육신으로서의 자연인 또는 그리스도의 생명 안에서 연합되지 않은 각각의 개인들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거듭나고 그 생명 안에서 하나의 몸으로 엮어진 사람들 곧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새 사람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관심사는 비록 그리스도인이라 할지라도 각 신자들의 육신적 삶이 어떻게 되어 가느냐 하는데 있지 않고 그들이 각각 지체로 참여하여 하나의 연합체를 이루고 있는 그리스도의 몸 곧 교회가 어떻게 되어 가느냐 하는데 있다. 주님이 우리를 부르시고 또한 돌아보시는 것은 다 교회를 위해서이다. 하나님을 나타내는 영광스런 교회,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세우는 것이 하나님의 목표이다.
그리스도의 몸을 이 땅에 세우는 것은 하나님의 영원하신 계획의 핵심이다. 이것은 우리 각 개인이 잘 사느냐 못 사느냐 행복하냐 불행하냐 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이다. 만일 이 땅에 하나님의 아들의 나라 즉 교회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사람들을 비롯한 모든 피조물의 미래는 없다. 이 땅에 교회가 견고하고 영광스럽게 건축됨으로써 마귀를 부끄럽게 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분명하게 드러내지 못한다면 하나님의 계획만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각 사람들의 미래도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고 은사를 주시고 땅 위에서의 모든 육신적인 필요를 채우시며 보호하시는 이 모든 것의 목적은 우리를 교회로 세우시는데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서는 안되고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영광스럽고 견고하게 서도록 하는데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
떡을 떼는 것은 그런 일 중의 하나이다. 교회는 한 몸임을 알리기 위해 부지런히 떡을 떼어야 한다. 실제 떡을 앞에 놓고 떼는 것으로도 떡을 떼는 원리에 맞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꼭 실제로 떡을 떼지 않더라도 형제들이 함께 모여 주님을 찬양하고 서로 사랑하며 마음을 열고 교통하는 교제 자체가 곧 떡을 떼는 것이다. 우리는 모여서 말씀을 서로 가르치는 일과 함께 기도하는 일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서로 사랑하며 하나임을 확인하는 일 곧 다 같은 마음을 품고 같은 말을 함으로써 우리가 한 몸에 속했음을 확인하는 일도 열심히 해야 한다.
우리가 모였을 때 찬송도 하고 설교도 듣지만 서로를 향해서는 모두가 서로 다른 말을 하고 그것을 통해 각 사람의 마음이 서로 다름을 나타낸다면 이것은 교회의 모임이 아니다. 우리가 서로 다른 말을 한다는 것은 곧 우리가 같은 생명을 소유하고 있지 않음을 나타내는 것이며 그것은 곧 우리 각 사람이 그리스도를 참으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음을 나타내는 것이요 그리스도의 몸에 속해 있지 않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나는 세상에 더 있지 아니하오나 저희는 세상에 있사옵고 나는 아버지께로 가옵나니 거룩하신 아버지여 내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저희를 보전하사 우리와 같이 저희도 하나가 되게 하옵소서” (요17:11)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같이 저희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내게 주신 영광을 내가 저희에게 주었사오니 이는 우리가 하나가 된 것같이 저희도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이니이다 곧 내가 저희 안에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셔 저희로 온전함을 이루어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은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과 또 나를 사랑하심같이 저희도 사랑하신 것을 세상으로 알게 하려 함이로소이다” (요17:21-23)
하나가 되지 못하면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다 참으로 그리스도를 믿고 그의 생명으로 충만하여 하나가 되도록 도우신다. 제도나 교리나 조직과 같은 인간적 수단을 통해 억지로 연합하는 것은 생명이 같음으로써 자연히 하나로 연합하는 연합과는 다른 가짜 연합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연합은 첫째 신자들이 서로 사랑함으로 인해, 서로 필요해서 함께 모이기를 힘쓰는 것이며 또한 모여서 함께 떡을 떼고 다 같은 말을 하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탄이 매우 싫어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탄의 방해를 심하게 받기 마련이다. 그래서 고린도교회 신자들도 모이기는 모였는데 마음과 뜻을 같이 하지 못하고 떡을 함께 떼지 못했던 것이다. 이럴 때 하나님은 우리를 일깨우신다. 만일 우리가 교회에는 나오고 설교도 듣고 함께 찬송도 부른다 할지라도 그리고 형식적으로 떡을 떼는 일을 할지라도 서로가 진심으로 함께 떡을 떼는 것 즉 마음과 뜻을 같이 하여 서로 한 몸으로 교통하는 일을 하지 못한다면 그 모임은 아무 것도 아니며 그 모든 행위들은 무의미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받지 않으신다고 말씀하신다.
더 나아가서 각 사람이 자기를 부인하고 그리스도의 몸 안으로 즉 형제들과 연합하여 하나 되는 자리로 들어오지도 않으면서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하는 떡과 잔을 마실 때 하나님은 그들에게 질병을 비롯한 여러 가지 생활의 고통을 안겨주심으로써 몸을 경시하는 일이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를 매우 실제적으로 일깨우신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치 않게 먹고 마시는 자는 주의 몸과 피를 범하는 죄가 있느니라 사람이 자기를 살피고 그 후에야 이 떡을 먹고 이 잔을 마실지니 주의 몸을 분변치 못하고 먹고 마시는 자는 자기의 죄를 먹고 마시는 것이니라 이러므로 너희 중에 약한 자와 병든 자가 많고 잠자는 자도 적지 아니하니 우리가 우리를 살폈으면 판단을 받지 아니하려니와 우리가 판단을 받는 것은 주께 징계를 받는 것이니 이는 우리로 세상과 함께 죄 정함을 받지 않게 하려 하심이라” (고전11:27-31)
이 말씀은 그리스도의 몸을 보지 못하고 잘못된 교회 생활을 하는 신자들을 하나님께서 징계하신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하나님께서 신자들의 몸을 치시는 것은 신자들이 연합에 소극적인 이유가 신자들이 몸의 진리를 보지 못한데 기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오직 그 점만 이유라면 하나님은 다만 계시를 강화하실 것이며 진리의 지식을 강조하실 것이다) 또한 그 이상으로 신자들이 육신에 매여 있기 때문이라고 보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무엇이 사람의 관심사이며 무엇 때문에 교회가 온전히 서지 못하고 있는지 아신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몸의 생명보다 육신의 생명을 더 사랑하는 신자들을 일깨우심에 있어서 그들의 육신의 생명, 육신적 삶에 손을 대지 않으실 수 없다. 그렇게 해서라도 그들이 마지막 날에 교회로 굳게 서서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누리게 만드시며 세상과 함께 멸망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신다. 하나님께서 육신 곧 썩어질 생명에 손을 대시는 것은 썩을 것 때문에 썩지 아니할 것을 잃어버리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사실 교회 안에서 우리가 연합을 이루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우리 육신의 생명을 보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육신의 자랑, 육신의 정욕, 육신의 생각, 육신의 감정을 보존하려고 하다 보니 거기에 손상을 주거나 괴로움을 주는 것들에 대해 거부하고 싫어하며 갈라져 있는 것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런 육신적 이유로 인해 그의 영원하신 목적 안에 있는 영광스런 교회가 서지 못하게 되는 것을 간과하지 않으신다. 그리스도의 몸이 굳게 서는 것, 신자들이 교회 안에서 서로 사랑함으로 완전히 생명 안에서 하나되는 것, 각 사람이 자기를 부인하고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다 같은 뜻을 품고 다 같은 말을 하게 되는 것은 하나님이 양보하실 수 없는 일이다.
안타깝지만 하나님은 몸의 생명을 보지 못하고 육신의 생명만 보는 사람들을 징계로 일깨우신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기 몸을 보존하고 자기 뜻을 나타내며 자기 영광을 떨치고 싶지만 이상하게도 그렇게 하면 할수록 더욱 자기 뜻이 이루어지지 않고 몸이 아프고 약해지며 자기 영광이 드러나지 않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