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과 생명 주는 영이신 그리스도
요한복음 8장
60.삶과 죽음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이 내 말을 지키면 죽음을 영원히 보지 아니하리라”(8:51)
이 말씀은 요한복음 11:25,26의 “예수께서 가라사대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 라는 말씀과 함께 그리스도의 구원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 말씀 중 하나다. “한 번 죽는 것은 (하나님이)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히9:27)라는 말씀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사람이 한 번 죽는 것은 어느 누구라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주님의 말씀을 지키는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왜 주님은 사람이 “내 말을 지키면 죽음을 영원히 보지 아니하리라”고 말씀하시는가? 그것은 주님이 생각하시는 죽음의 개념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주님은 육체의 죽음을 죽음이라고 생각하시지 않는다. 그것은 사람이 죽은 후 곧 다시 살아나기 때문이다.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히9:27) 죽음이 사람의 삶을 완전히 끝내는 것이라면 죽은 후에 심판이 있을 수 없다. 심판이 있다는 것은 육체의 죽음이 일시적일 뿐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사람이 낮에는 활동하다가 밤에는 자지만 다음 날 다시 일어날 것이 확실하면 그가 잘 때 아무리 ‘조용히’(할 수만 있다면 숨을 안 쉬거나 신체 기능이 완전 마비되어도 관계없다. 뱀이나 개구리나 북극곰의 동면이 그런 것이다) 자더라도 그것을 두고 죽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한 번 죽느냐(생명을 정지하느냐) 하는 것이 아니고 다시 일어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 하는 것이다. 다시 일어난다면 그것은 죽는 것이 아니고 자는 것이다. 실제로 성경은 이런 관념에 의거하여 사람의 죽음을 잔다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가 예수의 죽었다가 다시 사심을 믿을진대 이와 같이 예수 안에서 자는 자들도 하나님이 저와 함께 데리고 오시리라 ... 주께서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로 친히 하늘로 좇아 강림하시리니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자들이 먼저 일어나고 그 후에 우리 살아 남은 자도 저희와 함께 구름 속으로 끌어올려 공중에서 주를 영접하게 하시리니 그리하여 우리가 항상 주와 함께 있으리라”(살전4:14-17) 여기서 바울은 잔다는 말과 죽었다는 말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그것은 죽은 자가 곧 다시 일어나기 때문이다. 잠과 죽음의 차이는, 잠은 다음 날 일어나고 죽음은 주님이 다시 오실 때 일어난다는 한 가지뿐이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사람들이 이미 오래 전에 죽었다고 생각하는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 등과 같은 이들은 다 살아있는 것이다. “죽은 자의 부활을 의논할진대 하나님이 너희에게 말씀하신 바 나는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요 야곱의 하나님이로라 하신 것을 읽어보지 못하였느냐 하나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요 산 자의 하나님이시니라”(마22:31,32, 출3:6) 그들은 지금 다 잠시 자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주님이 생각하시는 죽음이란 무엇인가? 죽음이란 사람이 그 지음 받은 자리에서 벗어나 타락하는 것이다. 이 죽음은 사람이라는 (하나님이 태초에 만드신) 영광스러운 존재에 대한 죽음이요 하나님께 대한 죽음이다. 사람 안에 하나님의 말씀이 없고 마귀의 거짓말이 들어가 있으면 그것이 죽음이다. 시계가 안 가거나 거꾸로 돌아가거나 맞았다 안 맞았다 한다면 그 시계는 죽은 것이다. 꼭 시계라는 물질이 사라지거나 철(텅스텐)로 돌아가야 죽은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이 사람도 그 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없어서 하나님이 지으신 목적대로 살지 않고 제멋대로 산다면 그 자체가 이미 죽은 것이다.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약2:26) 여기서 말하는 영혼이 사람의 의식(意識)을 의미한다면, 엄밀하게 말해서 영혼이 없는 몸은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영혼(의식)이 없으면 곧 몸도 사라지게(유지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함이 없는 믿음이 엄연히 세상에 존재하듯이 영혼이 없는 몸도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에는 살아있는 듯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죽은 자도 존재한다. 다만 일시적일 뿐이다.
사람의 몸이 많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뇌(정신, 의식)의 활동이 중지하면 온 몸이 결국 다 허물어지고 마는 것은 모든 것이 거기(뇌)에 달려 있도록 하나님이 지으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혼이 죽으면 몸도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또한 그처럼 하나님의 말씀이 없는 자도 죽은 것이며 죽은 자의 길로 가게 될 것이다. 죽은 후에 있는 심판이란 다른 것이 아니고 죽은 자를 죽은 자로 분류하여 한데 몰아넣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육체적) 죽음을 두려워하고 (사후의) 심판을 두려워하는데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그때(숨이 끊어질 때 또는 지옥에 보낼 때) 죽이는 것이 아니고 이미 죽어 있는 것을 그때 (죽었다고) 선포하며 확실하게 하는 것일 뿐이다. 그러므로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지금 하나님의 말씀이 없고 (하나님의) 영이 없는 상태로 살아서 돌아다니는 것이다.
영적 죽음에 비하면 육체적 죽음은 전혀 죽음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허물을 벗는 것에 불과하다. 그것은 위로부터 오는 생명으로 덧입혀지기 위한 과정에 불과하다.
“만일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요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 아나니 과연 우리가 여기 있어 탄식하며 하늘로부터 오는 우리 처소로 덧입기를 간절히 사모하노니 이렇게 입음은 벗은 자들로 발견되지 않으려 함이라 이 장막에 있는 우리가 짐 진 것같이 탄식하는 것은 벗고자 함이 아니요 오직 덧입고자 함이니 죽을 것이 생명에게 삼킨 바 되게 하려 함이라”(고후5:1-4)
“죽은 자의 부활도 이와 같으니 썩을 것으로 심고 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며 욕된 것으로 심고 영광스러운 것으로 다시 살며 약한 것으로 심고 강한 것으로 다시 살며 육의 몸으로 심고 신령한 몸으로 다시 사나니 ... 우리가 흙에 속한 자의 형상을 입은 것같이 또한 하늘에 속한 자의 형상을 입으리라”(고전15:42-49)
정말로 염려해야 할 죽음은 우리 인생이 하늘로부터 오는 새 처소(몸)로 덧입지 못하고 ‘땅에 있는 무너질 장막집’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며, 이 ‘죽을 것(사망의 몸)’이 생명에게 삼킨 바 되지 못하는 것이며, 영광스러운 자와 강한 자와 신령한 자로 다시 살지 못하고 욕되고 약한 자로 남는 것이며, 하늘에 속한 자의 형상을 입지 못하고 흙에 속한 자의 형상으로 끝나고 마는 것이다.
사실 한 번 죽는 것을 하나님이 정하셨다고 하지만 그 죽음 역시 사람 안에 하나님의 생명이 없어짐으로 인해 선포된 것이다. “주께서 사람을 티끌로 돌아가게 하시고 말씀하시기를 너희 인생들은 돌아가라 하셨사오니 ... 저희는 잠깐 자는 것 같으며 아침에 돋는 풀 같으니이다 풀은 아침에 꽃이 피어 자라다가 저녁에는 벤 바 되어 마르나이다”(시90:3-6)
“너희가 거듭난 것이 썩어질 씨로 된 것이 아니요 썩지 아니할 씨로 된 것이니 하나님의 살아 있고 항상 있는 말씀으로 되었느니라 그러므로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이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 하였으니 너희에게 전한 복음이 곧 이 말씀이니라”(벧전1:23-25) 말씀이 없어서 죽은 것이므로 사람 안에 하나님의 말씀이 다시 들어가면 사람은 당연히 다시 살아난다. 이때 남은 것은 ‘한 번 죽는 것’(육체의 죽음)인데 그것은 단지 옛 몸을 벗고 새 몸으로 갈아입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61.아브라함과 그리스도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때 볼 것을 즐거워하다가 보고 기뻐하였느니라”(8:56)
아브라함은 주님이 세상에 오시기 이천 년 전에 존재했던 사람인데 어떻게 주님을 보고 기뻐하였다는 것인가? 유대인들도 같은 질문을 했다. 사실 아브라함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적이 없다. 만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전혀 알지도 못했다. 그렇다면 주님은 왜 그가 그리스도의 때를 보기를 기다렸으며 마침내 보고 기뻐했다고 말했는가? 그것은 그가 후사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을 받았으며 마침내 그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 약속들은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말씀하신 것인데 여럿을 가리켜 그 자손들이라 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하나를 가리켜 네 자손이라 하셨으니 곧 그리스도라”(갈3:16) 아브라함은 분명히 그리스도를 만나지 못했다. 그는 다만 그의 아들 곧 하나님이 주신 약속의 아들 이삭을 만났을 뿐이다. 그런데 그가 바로 아브라함의 그리스도였다.
하나님의 약속을 받은 각 사람에게는 다 각기 그의 그리스도가 있다. 아담과 하와에게는 가인이 그의 그리스도였다. “아담이 그 아내 하와와 동침하매 하와가 잉태하여 가인을 낳고 이르되 내가 여호와로 말미암아 득남하였다 하니라”(창4:1) 그들이 아들을 얻은 후 그 이름을 ‘가인(얻었다)’으로 지은 것은 자기들이 얻은 그 아들이 하나님이 약속하신 그 아들(그리스도)일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타락과 그로 인한 하나님의 저주로 말미암아 미래의(생명의) 소망이 없을 줄로 알았다. 그러나 하나님의 약속으로 말미암아 아들이 생긴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들의 그리스도였다.
라멕에게는 노아가 그의 그리스도였다. “라멕은 일백 팔십 이세에 아들을 낳고 이름을 노아라 하여 가로되 여호와께서 땅을 저주하시므로 수고로이 일하는 우리를 이 아들이 안위하리라 하였더라”(창5:28,29) 이삭에게는 야곱과 (앞으로 있게 될) 그의 후손이 그의 그리스도였다. 그는 야곱이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약속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나게 된 어느 날 야곱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삭이 야곱을 불러 그에게 축복하고 또 부탁하여 가로되 너는 가나안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취하지 말고 일어나 밧단아람으로 가서 너의 외조부 브두엘 집에 이르러 거기서 너의 외삼촌 라반의 딸 중에서 아내를 취하라 전능하신 하나님이 네게 복을 주어 너로 생육하고 번성케하사 너로 여러 족속을 이루게 하시고 아브라함에게 허락하신 복을 네게 주시되 너와 너와 함께 네 자손에게 주사 너로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땅 곧 너의 우거하는 땅을 유업으로 받게 하시기를 원하노라”(창28:1-4)
이삭은 왜 야곱에게 외삼촌 라반에게로 가서 아내를 취하라고 부탁했는가? 거기에 (희미하게나마) 약속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삭이 바랐던 것은 단순한 자식(후손들)이 아니라 하나님이 약속하신 약속의 아들이었다. 이와 같이 모든 하나님의 사람들은 그리스도를 기다렸으며 그것을 그들의 눈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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