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러 번 너희에게 말하였거니와 이제도 눈물을 흘리며 말하노니 여러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원수로 행하느니라. 그들의 마침은 멸망이요 그들의 신은 배요 그 영광은 그들의 부끄러움에 있고 땅의 일을 생각하는 자라. 그러나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지라. 거기로부터 구원하는 자 곧 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노니 그는 만물을 자기에게 복종하게 하실 수 있는 자의 역사로 우리의 낮은 몸을 자기 영광의 몸의 형체와 같이 변하게 하시리라 (빌립보서 3:17-21)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원수, 십자가의 원수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스도와 십자가의 원수로 산다는 것은 생각과 말과 행동이 그리스도를 죽이는 생각, 그리스도를 죽이는 말,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는 행동이라는 뜻이다. 신자들 가운데서도 많은 이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고 있다.
누가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는가? 사형을 집행한 로마 군인들인가? 그들이 아니라 진리를 거스르고 하나님의 아들을 죽여서라도 끝까지 자아(육신)를 보존하려고 하던 유대교 지도자들과 헤롯, 빌라도, 그들에게 포섭된 무지한 민중들이 그렇게 했다. 오늘도 그들과 똑같은 욕심과 망상을 가지고 있고 그들과 똑같이 하나님의 뜻과 진리에 대해 무지한 수많은 사람들이 계속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고 있다.
하나님의 아들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사람은 하나님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죽어야 할 죄인’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육신에 속한 자는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않으며 살 수도 없고 따라서 그 마침은 멸망이다. “육신을 따르는 자는 육신의 일을, 영을 따르는 자는 영의 일을 생각하나니,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이니라.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가 되나니 이는 하나님의 법에 굴복치 아니할 뿐 아니라 할 수도 없음이라. 육신에 있는 자들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느니라.”(롬8:5-8)
예수 그리스도는 육신적인 자들의 손에 죽으셨지만 그 죽음으로 죄인(육신적인 자들)이 새 사람(하나님의 말을 듣는 자, 하나님의 아들)이 될 수 있는 길을 여셨다. “율법이 육신으로 말미암아 연약하여 할 수 없는 그것을 하나님은 하시나니 곧 죄를 인하여 자기 아들을 죄 있는 육신의 모양으로 보내어 육신에 죄를 정하사 육신을 따르지 않고 그 영을 따라 행하는 우리에게 율법의 요구를 이루어지게 하려 하심이니라.”(롬8:3,4)
그러므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는 더 이상 육신대로 살지 말아야 한다. 먹고 마시고 시집가고 장가가고 사고 팔고 심고 집 짓고 사는 것이 전부인 인생을 살면 안 된다. 그렇다면 먹거나 돈을 벌지 말아야 하는가? 먹기는 먹되 자기 먹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형제가 먹고 있는지도 생각하며 먹어야 한다. 즉 먹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영생(사랑과 의)도 생각하고 하나님도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먹는 것만 구하지 내일 것까지 염려하지 말아야 한다. 믿음이 없으면 두려움이 생기고 두려움은 (많이 모아놓아야겠다는) 욕심을 불러오고 욕심은 다툼(경쟁)과 죄를 불러온다.
“나에게 평생 먹을 양식을 주옵소서”가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이다.(마6:11) 핵심은 ‘오늘’과 ‘우리’이다. 무엇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이고 무엇이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는 삶인가? 살면서 하나님을 생각하고 함께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사는 것 즉 형제와 더불어 먹고 하나님을 믿고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고 자기만 생각하며 하나님을 믿지 않고 삶(내일 일)에 대해 염려하며 욕심을 부리고 타인에게 해를 끼치며 사는 것이 그리스도와 십자가의 원수로 사는 것이다.
육신으로 사는 것은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음과 동시에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죽이면서까지 사람을 건지고 새롭게 하신 것을 뒤집어엎으려는, 십자가의 원수로 행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의 끝이 멸망인 것은 당연하다. 왜 망하는가? 하나님 때문이 아니라 (밥을 안 먹고 물을 안 마시는 사람이 결국 죽는 것처럼) 그가 생명의 길을 거슬러 갔기 때문이다. 사람은 떡으로만 사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생명)으로 살도록 만들어졌다. 하나님의 말씀 곧 사랑과 의가 없는 인생, 하나님도 모르고 이웃도 모르는 사람, 사랑도 없고 정의도 없고 믿음(신뢰)도 없는 사회가 어떻게 잘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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